이번 글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세 번째 주제로 언어 시스템(Language System)을 다룹니다. 실제 BX 디자인 실무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고민들—“이 브랜드는 존댓말을 써야 할까?”, “SNS에서 얼마나 캐주얼해도 괜찮을까?”, “카피라이팅 스타일은 누가 정하나요?”—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해 살펴보고 기존 브랜드의 언어시스템과 메시지매트릭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.
브랜드 언어 시스템이란?
브랜드 언어 시스템은 브랜드가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사용하는 언어의 스타일과 원칙을 정의한 체계입니다.
브랜드의 철학과 성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게 디자인 시스템이라면, 언어 시스템은 이를 말과 글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. 이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만 브랜드 메시지가 채널마다 다르게 들리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.
➡️브랜드 보이스(Brand Voice): 브랜드의 말투를 정의하다
브랜드 보이스는 브랜드가 일관되게 유지해야 할 기본적인 말투와 태도를 말합니다.
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는 친근하고 유쾌한 느낌으로 말하는 반면, 또 어떤 브랜드는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는 어조를 유지합니다.
보이스를 정의할 때는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리합니다:
- 핵심 키워드 3~4개: 예) “따뜻한 · 솔직한 · 위트 있는”
- 지켜야 할 표현 방식: 예) “전문용어보다는 쉬운 말 위주”, “반말은 지양”
- 어울리는 문체 예시: 예) 짧고 리듬감 있는 문장, 감탄문 활용 등
💡TIP: 브랜드의 보이스는 핵심 가치나 브랜드 페르소나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.
➡️톤 오브 보이스(Tone of Voice): 상황에 맞게 조율되는 어조
톤 오브 보이스는 브랜드의 ‘말투’를 상황에 따라 조율한 것입니다.
브랜드 보이스가 변하지 않는 본성이라면, 톤 오브 보이스는 고객 접점의 맥락에 따라 세심하게 조절되어야 합니다.
예를 들어:
- 웹사이트 제품 소개: 간결하고 명료하게
- 인스타그램 피드: 감성적이고 트렌디하게
- 고객센터 채팅: 공손하고 신속하게
💡TIP: 톤 오브 보이스는 실제 사용 채널별로 예시를 만들어두면 팀원 간 혼선을 줄일 수 있습니다.
➡️키 메시지(Key Message): 브랜드가 계속해서 전하고 싶은 말
키 메시지는 브랜드가 다양한 접점에서 반복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문장 또는 콘셉트입니다.
좋은 키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:
브랜드 철학을 잘 함축하고 있음
고객의 관점에서도 와닿는 말
짧고 기억하기 쉬운 문장
예시:
- “새벽배송, 컬리에서만” (마켓컬리)
- “생각이 바뀌면, 향기도 바뀐다” (논픽션)
➡️단어 선택 & 금기어: 브랜드 어휘를 설계하다
브랜드는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와 연상 작용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. 반대로 브랜드 철학과 어긋나는 단어는 피해야 합니다.
예:
친환경 브랜드
- 사용: 자연, 순한, 지속 가능한, 투명한
- 비사용: 인공, 화학, 강력한, 싸다
💡TIP: 브랜드 어휘 가이드’를 표로 정리해두면 카피 작업이 훨씬 수월해집니다.
➡️카피라이팅 가이드라인: 문장에도 ‘디자인 룰’이 있다
카피라이팅도 디자인처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. 이를 위해 브랜드만의 문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.
정리할 항목 예시:
- 존댓말/반말 사용 기준
- 문장 길이 기준 (짧은 문장 위주, 길어도 2줄 이하 등)
- 감탄문 사용 여부
- 이모지, 해시태그 사용 범위
- 영문 혼용 허용 기준 등
언어 시스템이 강한 브랜드
🛵 배달의민족 – 위트 있고 뻔뻔한 말투의 마스터
배민은 언어유희를 통해 브랜드를 하나의 ‘말장난 세계관’으로 구축한 대표 브랜드입니다.
- “치킨은 살 안 쪄요. 살은 내가 쪄요.”
- “다 때가 있다” (때밀이타올 굿즈)
- “간 보는 중입니다” (간장 세트)
광고, 앱 알림, 포장지, 굿즈 등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톤을 유지하며, 브랜드를 하나의 캐릭터처럼 기억하게 만듭니다.
👟 무신사 – 날것의 에너지를 담은 Z세대형 말투
무신사의 언어는 직설적이고 유쾌하며, 때로는 약간 거칠고 힙한 말투로 대표됩니다. 이는 무신사의 타겟인 10~20대, 스트리트 감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층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.
- “입을 옷이 없다고? 여기 다 있어.”
- “한 번 빠지면 못 나옴. 이건 무한루프.”
- “지금 아니면 품절각.”
이러한 언어 스타일은 무신사의 브랜드 페르소나—‘패션 좀 아는 친구’—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줍니다.
💬 카카오 – 말랑하고 공감가는 대화의 언어
카카오는 기술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지만, 그들의 언어는 놀라울 만큼 사람 중심입니다.
- “카카오톡, 그 말 한마디가 시작입니다.”
- “잠시만요, 지금 연결 중이에요.”
- “내일의 당신에게, 오늘의 내가 말을 겁니다.”
카카오는 고객센터 자동응답 문구, 앱 내 가이드 텍스트조차도 친근하고 포근한 말투로 설계하여,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전달합니다.
🛍 29CM – 감각적이고 정제된, 큐레이션 언어
29CM는 언어 스타일에서도 철저하게 미니멀하고 세련된 큐레이션을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.
- “당신의 취향을 위한 선택”
- “고요한 여유가 깃든 일상”
- “선명한 계절감이 있는 브랜드”
짧고 절제된 문장 스타일은 29CM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잘 맞물리며, 감각적인 취향 큐레이션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강화합니다.
메시지 매트릭스(Message Matrix)
메시지 매트릭스는 브랜드가 전달해야 할 핵심 메시지를 대상별로 정리한 전략 도구입니다.
브랜드가 ‘누구에게’, ‘무엇을’, ‘어떻게’ 전달할지를 구체화해 콘텐츠 제작, 마케팅, 세일즈에 일관된 메시지를 줄 수 있게 돕습니다.
타겟 오디언스 | 주요 니즈 | 핵심 메시지 | 서브 메시지 | 톤 앤 매너 |
20대 여성 소비자 | 민감한 피부 관리 | "자연 유래 성분으로 안심하세요" | "전 성분 EWG 그린 등급", "피부 테스트 완료" | 친근하고 부드럽게 |
투자자 | 성장성, 수익성 | "글로벌 K-뷰티 수출 3년 연속 성장" | "OEM 역량 기반 안정적 공급망 보유" |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게 |
파트너사 (도매/소매) | 수익성과 제품 차별화 | "단독 라인 기획 력 있고 협업 중심가능, 고마진 구조 제공" | "빠른 납기와 지속 가능한 패키징" 설득 | 설득력 있고 협업 중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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